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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룸, 알라미

무말랭이 2022. 4. 3. 09:46

“잘 테면 더 자봐라” 매일 아침, 전 세계인을 확실히 깨워준다 https://eiec.kdi.re.kr/publish/columnView.do?cidx=13772&sel_year=2022&sel_month=04

매달 450만명의 전세계인을 깨우는 알람앱을 만든 딜라이트룸 신재명 대표 나라경제 인터뷰. 알면 알수록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회사입니다.

회의실에 놓여진 5백만불 수출의 탑과 딜라이트룸의 경영철학과 문화에 영향을 준 좋은 책들이 진열된 서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사람들을 확실하게 깨워서 매일매일 ‘성공적인 아침’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누구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 스마트폰 알람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글이나 애플의 앱스토어를 검색해 보면 알람 앱이 수백 개가 나온다. 아니 사실 알람 앱을 따로 찾을 필요도 없다. 이미 알람 기능이 휴대폰에 기본으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람 앱으로 창업을 한다면, 과연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돈은 벌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들을 확실하게 깨워준다”는 사명감으로 10년 동안 알람 앱 한 길을 걸어 당당한 글로벌 테크 스타트업을 만든 창업가가 있다. 딜라이트룸의 신재명 대표다.

딜라이트룸의 제품은 ‘알라미’ 앱 하나뿐이다. 성과는 놀랍다. 170개국에서 매일 2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며 월 사용자는 450만 명이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6천만이 넘었다. 매출도 상당하다. 광고와 구독서비스를 통해서 매달 수십억 원의 매출이 나온다.

딜라이트룸의 지난해 매출은 131억 원, 영업이익은 63억 원이다. 영업이익률이 50%에 육박한다. 이 중 80% 이상이 해외매출이다. ‘500만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더구나 딜라이트룸은 창업 이후 한 번도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이런 성과를 만들어냈다.

‘알라미’, 외부 투자 없이도 170개국에서 사용하는 앱으로 성장

11년 전 신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카이스트 전산학과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면서 2011년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에 지원했다.

“서바이벌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테헤란로 선릉역 앞 빌딩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장학금 받고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과정 수료를 위한 마지막 관문이 개인 프로젝트였다. 그는 자기 자신의 문제를 푸는 데 도전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무엇인가를 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데 새벽에 알람이 울려도 자꾸 끄고 계속 자게 되는 겁니다. 그 문제를 풀고자 했습니다.”

마침 당시 씨넷이라는 해외 테크매체에서 흥미로운 제품 소식을 접했다. ‘라모스’라는 알람시계다. 알람시계와 별도로 화장실 등 다른 방에 키패드를 설치해 두고 알람이 울리면 그곳에 가서 키패드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알람이 꺼지는 방식이었다. 아이디어 상품이지만 160달러나 했다.

“누가 그런 황당한 제품을 돈 주고 살까 싶었는데 킥스타터에서 무려 2억 원어치가 팔린 겁니다. 사람들이 일찍 일어나는 데 진심이라는 걸 느꼈죠.” 그래서 그 기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한 알람 앱을 프로젝트 결과물로 2012년 8월에 처음 내놨다.

“화장실, 현관 등 침실에서 떨어진 곳의 사진을 찍어야만 알람이 꺼지도록 했습니다. 확실히 일어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앱 이름도 Alarmy(Sleep if U can)이라고 지었다. “잘 테면 더 자봐라”는 뜻이다.

여기서 멈췄다면 그저 한 학생이 만든 흥미로운 알람 앱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당시 신 대표는 더 욕심을 냈다. “이런 재미있는 앱을 만들면 사람들이 써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안 쓰더라고요. 광고할 돈은 없으니 언론에라도 알리려고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때 160달러짜리 알람시계를 소개한 미국 씨넷 기자가 생각났다. 그 기자라면 관심을 가질 것 같아 서툰 영어로 “그 160달러짜리 시계와 효과가 같은 앱을 개발했다. 공짜다.”라고 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씨넷에서 “160달러짜리 알람시계를 안 사도 공짜로 같은 알람효과를 내주는 앱이 나왔다”고 소개해 줬다. 덕분에 글로벌하게 다양한 매체에 소개됐고, 한국에서도 “해외에서 화제가 된 한국 앱”이라며 거꾸로 화제가 됐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다운로드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료였지만 이후 유료서비스도 성공했다. 대학원을 다니며 혼자 앱을 업데이트하며 관리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알라미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알라미 덕분에 매일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어서 인생이 바뀌었다는 피드백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신 대표는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겨우 알람 앱 하나로 회사를 만들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일하는 것보다 좋은 사람들과 팀으로 일하면서 전 세계 고객들의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더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2015년 딜라이트룸을 창업했다. 이제 21명까지 늘어난 동료들과 함께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아침을 책임지고 있다.

차별화 요소는 ‘확실히’ 일어나도록 돕는 미션알람

아니, 그런데 단순한 알람 앱에 직원이 그렇게 많이 필요할까. 알람 앱으로 어떤 차별화를 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전 세계에 너무나 다양한 종류의 안드로이드폰이 나와 있습니다. 모든 기기에서 안정적으로, 틀림없이, 정해진 시간에 알람을 울리도록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휴대폰 운영체제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어 에러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변화에 맞춰 앱을 계속 고치고 업데이트해 줘야 한다. 한 번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제대로 울리지 않으면 고객의 아침을 망칠 수 있으므로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 딜라이트룸에는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100여 가지의 스마트폰이 테스트용으로 구비돼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차별화 요소는 미션알람이다. “알람이 울리면 스쿼트를 하거나, 간단한 수학 문제를 풀거나 하는 식으로 미션을 달성해야 알람이 꺼지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고객이 ‘확실히’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션알람 기능 중 일부는 유료로 구독해야 쓸 수 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엄청난 트래픽을 기록하는 제품인 만큼 광고를 최적화해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가능한 한 고객을 귀찮게 하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광고매출을 올리는 고도의 ‘애드테크’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또 전 세계에서 쓰이는 앱인 만큼 다국어로 대응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 세계에서 모이는 고객의 소리를 취합해 일주일에 한 번씩 전 직원이 모여서 읽고 리뷰한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니 21명의 직원으로도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신 대표는 딜라이트룸을 더욱 매력적으로 바꾸고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외부 투자는 필요하지 않지만 좋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강남 한복판에 멋진 사무실을 마련해 이사했다. 또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회사의 미션, 비전, 제품, 일하는 방식, 문화, 복지 등 모든 것을 담은 컬처북을 만들었다. 신입사원이라도 이 컬처북 한 권만 보면 딜라이트룸이 무엇을 지향하고 자신은 앞으로 어떻게 일하면 될지 알 수 있다. 성장, 효율성, 자율성, 즐거움이 딜라이트룸이 지향하는 가치다.

큰 성공에도 교만하지 않고 직원들을 위해 행복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신 대표의 비전, 그리고 다른 영역으로 한눈팔지 않고 알람 앱 하나에만 몰두해 온 집중력과 열정이 놀랍기만 하다. 젊은이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런 보석 같은 스타트업이 더 많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탄탄하게 기본을 쌓은 딜라이트룸이 이제 도약을 시작해 10년 뒤에는 웰니스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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