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WWDC 2022를 본 단상을 짧게 남겨 본다.
1.
M2 하드웨어들의 발표를 제외하면 이번 WWDC 키노트는 일관적으로 ‘연속성’에 대한 기능들을 강조하였다. ‘아이폰에서 하던 작업을 바로 맥이나 아이패드에서 이어받아서 계속 해나갈 수 있어요.’ 라는것을 다양한 기능들을 통해 선보였는데, 심지어 아이폰을 모니터 위에 받침대로 매달면 별다른 설정 없이 바로 웹캠으로 변하여 아이폰의 와이드 카메라를 통해 책상위를 마치 탑뷰 카메라로 찍은듯이 공유해주는 기능도 선보였다.
2.
iOS에 대한 발표 중 차세대 카플레이가 소개되었다. 지금까지의 카플레이의 단순한 정보 표시에서 더 나아가 속도, rpm, 온도조절등의 내용들을 온디바이스로 연결하고 사용자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게 하여 스크린 전체에다 표시해준다고 하는데, 언젠가는 발표할 애플의 자동차에서 동작될 CarOS를 미리보기한 느낌이었다.
현재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사의 자동차에서 동작하는 OS의 개발에 많은 애를 먹고 있다. 자동차라는 하드웨어 플랫폼의 설계 및 양산 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은 매우 다른 이야기인데, 이렇게 급격하게 커넥티비티 기술이 발전하고 그 필요성이 대두되어질 줄 몰랐던 것이다.
애플은 기존 다양한 디바이스의 OS를 설계해본 경험과 더불어 카플레이를 통해 숙성시킨 UX를 별다른 시행착오 없이 CarOS에도 그대로 적용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고 기존 아이폰, 맥 등에서 사용해왔던 OS의 경험을 그대로 자동차 안에서도 이어나갈 것이다.
3.
애플의 키노트를 자세히 곱씹어보면 자사의 제품 자랑보다는 그 키노트를 보고 있는 고객이 발표의 중심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끔 키노트의 스토리텔링을 구성한 것을 볼 수 있다.
세상에는 애플 말고도 하이테크 기업들이 많고 각자의 회사마다 선도 기술들을 매해 발표하는데, 발표에 포커스된 대상이 그 기술인지 아니면 듣는 청자인지에 따라 콕 찝어 설명하기 어려운 애플만의 무언가가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4.
이번 키노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기능 및 제품들을 선보였지만 발표의 주된 내용은 제품이 아니었다.
‘너가 하는 그 작업, 이 기기에서도 이어서 할 수 있게 해줄게’, ‘너가 다른 사람한테 설명하기 쉽게 아이폰으로 책상위도 찍어서 보여줄게. 물론 따로 설정할 필요는 없어’ 같이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고,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이 제품들을 구입하면 제품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동일한 경험을 얻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끔 했다.
5.
애플은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물론 그에 특정된 디바이스나 OS가 없어서일수도 있지만, 만약 그런 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애플은 그 용어에 포커싱하지 않고 일관되게 고객의 경험에 포커싱해 나갈 것이다.
‘안경처럼 이 디바이스 쓰면 찾던거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어.’, ‘감상하던거 차에 타면 이어서 틀어줄게, 따로 설정할 필요 없어’ 등의 경험을 강조해 나갈것이고 고객들은 그 굴레안에서 계속해서 제품과 경험들을 소비해나가는 선순환이 이어져 나가게 될 것이다.
6.
점점 더 느끼는것이지만, 이렇게 큰 회사에서 칩 설계부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들이 퍼즐을 꿰어 맞추듯 동일한 목적을 위해 착착 진행되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경이로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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