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극복기
정신과에서 ‘공황장애’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작년 해당 증상이 명확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세 번 정도 했습니다.
겪어보면 압니다. 이게 단순한 두통이나 어지럼증과 매우 다르다는 걸.
마침 회사에서 심리상담치료 복지가 생겼습니다.
‘내 주변인이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해보자. 내 인생에 대해서…’
단순히 그 생각으로 엄마또래의 상담사와 만났습니다.
초반 상담은 솔직히.. 글쎄요. 그 분이 대화하는 내내 열심히 필기는 하셨는데, 그것으로 무엇인가 분석하고 종합하여 결론을 내주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 계속 적으시는거에요?”
상담사는 다음 상담때 내가 했던 얘기를 기억 못할까봐 적는다고 답했습니다.
일방적으로 내 얘기만 계속 쏟아낸다는 것과, 본인의 기억보조를 위한 필기였다는 사실이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사람 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이 분에게 적응을 해보자.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상담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상담사는 틈만 나면 ‘그 때 무슨 마음이셨어요?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를 물어봤고, 그게 참… 뭐라 대답하기 곤란했습니다.
이미 지나간 사건들인데. 당시 마음이야 화가 났거나 슬펐거나겠죠. 왜 자꾸 물어보시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장기간 상담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은,
나는 사건의 경위에 대해서는 인과관계를 잘 설명하는데, 내가 느낀 감정은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그것을 안다고해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싶었고요.
“어릴 때부터 모든 걸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살아와서 참 외롭고 힘들었겠어요. 그러다보니 정하씨는 본인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다독여주는 것을 배워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상담사는 오랜 상담끝에 드디어 한가지 분석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저의 솔루션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종류인지 파악해서 ‘네이밍’을 해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것은 ‘짜증남’, 또는 ‘화남’, 이 마음은 ‘쓸쓸함’.’ 뭐 이런식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네이밍이 완료되었으면 더 이상 그 일을 곱씹어 생각하거나 자책하지 말고 치워버리라는 것입니다.
별 게 아닌 듯한 그 솔루션은 상당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살면서 마음 불편한 일은 언제든지 찾아오는데, 나는 그것을 오랫동안 부여잡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는 의식적으로 네이밍을 붙이는 행위도 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그 솔루션은 지금 5~6세 유아들에게 가르치는 감정코칭과 동일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어린시절, 학창시절, 직장에서 겪은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안고 삽니다. 그것을 제 때 인지하지도, 치유받지도 못한 채 어른이 되어서 같은 패턴의 사고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나의 부모세대도 부모의 부모세대도 늘 그래 왔을 것이고요.
정체모를 불편한 마음을 안고 사시는 분이 있다면,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채주는 연습을 해보세요. 외롭고 두려웠던 어린시절의 소년, 소녀였던 자신을 그렇게 위로해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참 좋은 분에게 훌륭한 상담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좋은 코치가 되어준 많은 분들에게 오늘도 감사합니다.
아프지말아요. 다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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