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모티프2/팀&조직&사람&문화

스타트업 부검

무말랭이 2022. 6. 9. 20:09

요즘은 다른 회사들 공부 및 분석 많이 한다. 스타트업이라는게 대부분 망하기 때문에 공동묘지를 다니며 부검을 하는 느낌이다. 그러다 드는 생각. 비즈니스 성공에는 고객의 관심을 끄는 단계인 선결조건과 이를 제대로 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드는 후결조건이 있다. 아무리 한 쪽이 뛰어나도 두 가지가 다 충족되지 않으면 회사는 결국 죽는다.

선결조건을 잘하는 사람들은 감각적이고 자부심이 강하고 이상적이다. 그래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능성을 잘 찾아낸다. 꿈에 젖어있고 힘든 것을 견뎌낸다. 후결 조건을 잘하는 사람들은 분석적이고 현실적이다. 그러다보니 막상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상 회의적이다. 하지만 선결조건이 갖춰진 회사에 '어른스로운' 전략, 커넥션, 오퍼레이션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아마 투자업계에서 오랜기간 얘기하는 "해외에서 성공한 모델을 국내의 좋은 팀이 실행하는 것"은 선결조건은 비즈니스 구조상 베끼고, 후결조건은 팀에서 찾겠다는 전략이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두 가지 조건을 조합하는 것은 이상적으로 쉬워보이지만 복병이 많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선결조건을 베껴올 때 실제 그 비즈니스가 잘되는 이유가 외부에서 분석적으로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같은 아이템을 다른 팀이 실행을 하거나 추후 영입된 사람이 실행할 때 선결조건 자체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또 선결조건을 해낸 사람들은 집착과 열정이 강해서 어느정도 성공을 해낸 것이기 때문에 후결조건을 해결하는 문제를 과소평가할 수 있고 후결조건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업계에 많지 않아서 시간 내에 만나보지도 못할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후결조건은 이미 학습되어있거나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팀이 자신들의 문화와 색에 맞게 스스로 선결조건을 만들어내는 것일텐데 (흔히 "팀만 보고 투자한다"고 한다) 나는 이게 오늘의 집이나 채널톡과 같이 피보팅하여 성공한 회사들의 스토리 아닐까 생각 해본다.


'사업 모티프2 > 팀&조직&사람&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문 공대를 졸업한 솔로남  (0) 2022.06.13
토스의 채용공고  (0) 2022.06.12
재미로 보는 중퇴 창업가 통계  (0) 2022.06.02
성장하는 회사  (0) 2022.06.02
카카오 전면재택  (0) 202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