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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들의 이야기

무말랭이 2022. 7. 13. 12:39

여러분이 모르는 대표들의 이야기.

최근 스타트업 씬에 있는 대표님들과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일이 잦았어요.

흔히 이 필드에서 잘 나간다고 불리는
대표들. 그냥 나에게는 형, 동생 혹은
친구인 그 사람들 말이에요.

오늘은 대표의 삶을 말해볼까 해요.

작게는 10억, 많게는 200~300억의
투자를 유치하고 회사를 이끌어가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중반의 사람들.

그들은 아직 미성숙합니다. 여러분이
그렇듯 그들도 사회에 나온지 10년이
채 되지 않는 서툰 미생이라는 거죠.

하지만 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요.
모두 대부분 사무실 지원을 받거나 자기
월급을 깎아서 회사를 일으킨 사람들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운이 좋으면 투자를
점차 크게 받고 전문인력을 채용해요.
자기 한계를 느끼고 경력직을 뽑는거죠.

뽑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투자를 받으면 매출이나 KPI를 달성해야 하죠.
돈에는 책임이 따르니까요.

그때부터는 대표라는 사람이 '자의'로 시작한
BM, 곧 사업이 '타의'에 의해 움직이게 됩니다.

웃긴 건 "누가 투자받으래?"라고 물으면
다들 "그러게...허허"이러고 웃어 넘깁니다.

사업은 자전거타기 같아서 앞으로 가거나
멈추면 넘어지는 거에요. 그래서 받는거죠.
파이를 키워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요.

직원에게 새로운 컴퓨터를 사주고,
간식바 만들어주고, 휴게실 안마의자
사라고 준 돈이 아니라는 거에요.

그래도 이 미생은 마음이 약해서 자기들이
고생했던 초창기를 생각하며 팀원에게 정을
주고 그들을 가족으로써 품으려고 합니다.

그때부터 곪기 시작해요.

자기는 월세 살면서 자기보다 높은 월급을
주는데, 직원은 대표가 불편하고 스타트업
특성상 시스템이 없다며 불만이 많아지죠.

직원들은 법카도 있고 대표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모든 혜택을 누린다 생각해요.

막상 대표들은 진짜 친구들은 볼 시간도 없고
있는 법카도 미팅할때 대표들이 서로 자기가
밥 산다 그러는데 자기만 뒤로 빠질 수 없으니
그럴 때나 법카를 내는 겁니다.

문제는 직원이 여긴 안된다며 떠날 때
대표는 그동안 자기가 부었던 급여들이
어떤한 효율도 내지 못한 채 사라졌단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구렁에 빠집니다.

반대로 직원이 떠나지 않고 불만만을
이야기하며 효율을 내지 못할때는 더 큰
수렁에 빠집니다. 불만이 많아 그것을
고치고 효율을 내달라고 자신보다 많은
월급을 줘서 뽑았더니 문제를 해결하는게
아니라 같이 대표에게 욕을 하는 겁니다.

그럼 대표는 생각하죠.
월 250만원 이면 포르쉐를 탈 수 있고,
월 500만원 이면 페라리를 탈 수 있는데
저들이 과연 나에게 그만한 행복을 줄까?

대표들이 그 차를 탄다는 게 아니라
팀원들이 그만한 행복을 주냐는 거에요.

돈은 날리면 그만인데 돈을 주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서
가져온 여러분 돈을 매달 몇 백씩
저에게 주는데 제가 맨날 여러분을
피하고 불평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래서 최근에 만난 제 주변 대표들은
얼굴이 잿빛이거나 고통스러워하면서
우울증 치료를 받거나 혼자 방에 틀어
박혀서 멍하게 울고는 합니다.

저는 생각했어요.
'우리는 꼭 부자가 되어야 하는가?'

스타트업 대표가 부자가 되는 길은 아니에요.
이 에너지로 고깃집이나 치킨집을 매일
15시간씩 일하면 이거보다 많이 벌 거에요.

저는 직원이 불만을 계속 이야기하면
미안한데 나가달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게 권고사직이든 뭐든 우리는 100억,
1000억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결국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고 서로가
행복하게 일하는 게 목표인데 불만으로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들면 헤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는건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가 있음을 아는 것이에요.

그래서 스타트업 대표들은 당당하고,
소신이 있고, 싸울 수 있고, 투자받죠.

근데 언제부턴가 외부 사람들과의 단절,
내부자들의 불평과 불만, 비효율 그리고
자기 통장에는 없는 돈과 비어가는 회사
통장을 보며 잘 이어지지않는 투자까지.

맨날 대표들은 로또 되고싶다고 말합니다.
그걸로 자기 집사는 것도 아니고 로또되면
회사에 돈 넣을 거래요.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주변에 대표가 있다면 가서
따뜻하게 한 번만 다독여주세요.

그리고 고맙다 한 마디만 해주세요.
그들에게는 당신이 전부입니다.

이 글을 사랑하는 친구, 형, 누나,
동생 대표들에게 바칩니다.

잘하고있어.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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