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t 을 하였습니다.
케이오에이가 코오롱의 자회사가 되었고,
저는 케이오에이의 대표와 코오롱의 ESG 총괄 임원을 겸직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 아프리카 대륙에서 첫 실패를 경험하고, 바로 건너간 몽골에서 여섯 유목민 가족과 시작하여, 지금은 삼백 가족이 넘는 유목민들과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7년간 제품의 소재 소싱부터 제작까지 환경과 동물에게 덜 해가가고, 참여하는 생산자들에게 온전한 대가가 돌아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판매하는 제품의 수가 늘어갈 수록 마음 한켠엔 제작 다음의 단계, 즉 의류를 사용하고 폐기하는 단계에 있어서의 불편함이 늘 존재했습니다. 패션 산업의 혁신은 '재고와 의류 폐기물의 순환'이라고 생각했고, 차분하게 신사업을 준비해 왔습니다.
새로운 솔루션 개발을 하며, 기존 브랜드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에 대해서 고민했고, 저보다 브랜드를 잘 키울수 있는 분을 찾아 오너십을 넘기고자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와중에 제 개인에 대한 영입 제안도 받았고, 투자와 매각 제안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작은 소셜벤처가 사회적/재무적 임팩트를 확장시키는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매각 후 소셜벤처가 가지고 있던 작은 사회적 임팩트가 큰 기업을 만나며 그 진정성이 온전히 유지되고 또 다양하게 확장되는 사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케이오에이가 지금까지 있을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그 뜻이 훼손되지 않게 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이 고민을 듣고 축하를 보내주시며 좋은 사례를 만들어 달라고 격려해 주신 분들 덕에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누구 누구 말씀하시는지 아시겠죠? ^^)
그래서 이 딜을 진행하며 코오롱에 세가지 약속을 요구했습니다. 첫번째, 케이오에이 조직원들의 고용승계 및 조건 개선, 두번째, 케이오에이의 사회적 임팩트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유지 및 확대, 세번째, 케이오에이 법인 유지 및 대표직 유지가 그것입니다. 딜 진행 과정에서 동시에 제안을 주셨던 다른 어떤 업체들 보다도 코오롱은 진지하고 세심하게 제 제안을 반영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게 코오롱은 현대자동차에 이어 인생에서 두번째 대기업 경험입니다. 태초의 발명부터 지금까지 가장 큰 혁신이 없었던 자동차 인더스트리에서 전기차로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혁신을 목격하고, 그에 못지 않게 혁신이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패션 산업에서 문제를 제대로 풀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르 캐시미어는 기존의 생산자들과 함께 디자인과 마케팅을 강화하여 글로벌 지속가능 브랜드로 거듭나게 할 것이며, 케이오에이는 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오픈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 시키고자 합니다. ESG라는 단어에 벌써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 지금, 코오롱 FnC는 ESG를 단순히 '대응'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ESG 렌즈를 통한 적극적인 BM 구축으로 임팩트 비즈니스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재무적 성장을 보이고 있는 FnC의 현재 상황과, 최고 경영층의 ESG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제대로 한 번 해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멋진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에 법인도 세우고 사업개발도 해야하며, 순환 패션을 위한 공장과 공간도 구축해야 하고,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스타트업들에게 투자, 인수도 진행해야 합니다. 패션 인더스트리를 혁신하고자 마음이 있으신 분들은 최고의 대우로 정성스럽게 모시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께 임팩트 투자도 시작하였습니다. 하나씩 공부해가며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도록 계속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게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게 도움 주셨던 분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을 나가 또 다른 문으로 들어갑니다. 그 여정, 다시 한 번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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