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자본주의

강자의 파산

무말랭이 2022. 7. 27. 14:07

에피소드 하나.

[단독]'반지하 월세' 회장님, 8천억 탕감 후 유엔빌리지로 이사(https://news.v.daum.net/v/20220726043300219)

1조 원대 매출을 올리던 재벌이 IMF 여파로 파산하게 되자 전 재산은 9억 원에 불과하다며 우는소리를 했다. 그랬더니 법원은 너무도 관대하게 총 채무 약 8,547억 원 중 8,523억 원을 탕감해주고 24억 원만 변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회생을 받을 때는 법원에 "월 50만원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다"며 호소했는데 부채의 99.7%를 탕감받자마자 한남동 유엔빌리지의 최고급 빌라로 주소지를 옮겼다.

워크아웃 중에도 북한강변에 부인 명의로 200평 넘는 토지를 사서 별장을 짓고, 부인과 딸 명의로 서초동과 한남동의 부동산을 구입했다. 본인 명의로 수억 원대 골프 회원권, 콘도 회원권, 호텔 피트니스 센터 회원권을 소유했고 막내딸은 버젓이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에피소드 둘.

사랑제일교회 재개발 보상금 '500억 원' 받나…전광훈 목사는 아들에게 교회 '세습'(htt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4560)

극우 기독교 세력을 대표하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성북구 장위동에 있는 교회가 재개발 지역에 포함되자 이전에 대한 대가로 조합 측에 563억 원을 요구했다.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는 교회 부지를 약 84억 원으로 감정평가했는데 조합 측은 그 금액과 이전할 부지를 보상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는 자기들 요구대로 보상하라며 억지를 부렸고 조합 측은 명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 2, 3심 모두 조합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집행에 나설 때마다 교인들은 육탄 방어를 했고 잘도 철거당하는 다른 건물들과 달리 교회는 법원의 판결이고 나발이고 끝까지 버텼다.

시간이 돈인 조합 측은 교회의 '알 박기'에 항복해버렸다. 조만간 교회가 요구하던 금액을 그대로 다 지불할 전망이다. 교회의 대지는 약 370평이라는데 500억 원의 보상을 받는다면 평당 약 1.35억 원이다. 이는 공시지가의 약 13배에 달한다.

전광훈 목사는 자기가 감옥에 있을 때 장로와 부목사들이 법원 판결과 조합 측의 압력에 굴복해서 130억 원에 합의를 보려고 했다며 이제 아무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500억 원짜리 교회를 자기 아들에게 세습하겠다고 공언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 앞에서 법은 종종 무기력하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그들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기도 한다.

51일간 파업을 벌였던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30% 삭감되었던 임금의 4.5%를 올려받는 것에 사측과 합의했다. 하지만 ‘민·형사상 면책’에 관한 합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사측은 노조 측에 7,0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고, 정부는 '엄정하게' 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강자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약자들에게는 한없이 엄격한 사회로 더욱 고착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는 사회가 내부로부터 붕괴하는 몰락의 전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