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프&인사이트/Layer1 관찰&수집

고민의 순도차

무말랭이 2022. 5. 20. 10:09

요즘 주니어 (0~3년) 채용을 해보면, 소프트웨어 공학의 기본 지식이 전무하다는 느낌이다 라는 글을 올린게 3일전이다. 어제 노현석과 대화를 나눠 본 결과, 랭크가 낮은 야놀자여서 그런것도 아니고 iOS여서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도대체 채용 담당자들과 지원자들의 이 갭은 어디서 오는건가?

나는 고민의 순도차라 생각한다. 라떼를 시전하면, 지금처럼 동영상 컨텐츠도 스타 개발자의 블로그도, 깃헙도, 스택오버플로우도 없었다. 가진거라곤 GoF 패턴책과 API 문서책 밖에 없었다. 문제가 생기면 원인분석을 하고 저 2권의 책과 유추로 해결하는 수 밖에 없었다. 선배한테 물어본다? 그런거 없었다. 그냥 이리해보고 저리해보고 해결해나갔다.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 만들었는데, 이게 작동된다고!? 그럴리 없으니 보고 또보고가 일상이었다. 이러한 고민에 투여한 시간 어마어마 했다.

고민의 순도가 높은 개발자들이 채용 담당자가 되었으니, 지원자들의 순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하지만 지금 시대가 이런 고민의 시간을 가질만큼 여유럽지 않다. 빠르게 아웃풋을 내는 것을 우선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아웃풋이 실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로 쓰이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컨텐츠들로 이 문제를 해결해버린다. 빨리빨리인 시대에 고민은 사치다! 그리고 채용 Job Description 우대사항으로 봐도 최신 패턴에 힙한 기술들만 나열되어 있는데, 내실을 다질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까? 게다가 컨퍼런스 같은데서 힙한 기술만 집중 조명되니 이게 또 컨벤션 효과가 일어난다.

그냥 난 이 문제를 사회 현상 정도로 인지하기로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 때 공부했던 용어들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는 대졸 신입 뽑아서 한땀한땀 가르치는게 가장 높은 효율이 난다. 현재로썬 말이다.

그리고 재미있는건 우리 선배들이 우리를 채용할때 똑같은 불평을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형편없는 애를 뽑아서 어떻게 업무를 같이 하라는거죠? 사장님?! 이러면서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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