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생각/메타적인 것

서른 살 넘어서 알게 된 여러 가지 사실들

무말랭이 2022. 5. 11. 06:18

<서른 살 넘어서 알게 된 여러 가지 사실들>

1/ 대기업 다니는 건 생각보다 더 좋다. 괜한 오지랖인가 싶은데, 진정으로 대기업은 사람들이 평가 절하하는 것보다 매우 매우 매우 좋은 옵션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무엇보다 내 퍼포먼스에 의해서 회사에서 잘릴 걱정이 없다는 사실이 주는 안정감은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어디서도 주지 못하는 좋은 선택지라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대기업이 엄청 좋아서 평생직장이라는 말 하고 싶다기보다는 어차피 밖에서 잘 할 사람은 그 안에서도 잘한다는 사실과 + 밖에서 잠시 반짝하는 건 몰라도 10년 이상 실력 인정받으면서 커리어를 짱짱하게 만들어가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고 어렵다는 것, 그리고 언제나 자기 퍼포먼스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을 항상 이겨내면서 성장해야 하는것은 기대 이상으로 힘든 일이다. 성장이 좋다고 좋다고 하는데, 평생 이렇게 사는 게 불행인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리고 그 성장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의미가 된다) 대기업 무조건 답답한 조직이라고들 하는데 ... 막상 다녀보니 팀바이 팀이고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배울 것도 엄청 많다. 무조건 성장하지 않아도 꾸준하게 캐시랑 어닝 벌어서 월급 줄 수 있는게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거기도 배울 거 엄청 많다...

2/ 돈 버는 건 진짜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조직에서 돈을 버는 구조를 세팅하는 건 스타트업이면 창업자 혹은 리더십, 핵심 멤버들 몇 명이서 하드캐리 한다는 사실은 몇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밖에 나와서 사업을 하든, 어떤 조직을 새로 맡아서 세팅하든 이 사실을 더더욱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이전에는 항상 누군가 만들어진 조직에서 돈을 벌기 위한 실행을 잘하는지로 실력이 가늠됐는데 돈을 버는 구조 자체를 세팅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걸 이제 와서야 알게 된다. 돈을 버는 세팅된 구조에서 어떻게 돈을 잘 벌까를 고민하는 일과 돈을 버는 구조를 처음부터 세팅하는 건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걸 이제 와서야 안다.

3/ 진짜 일하는 시간은 별로 없고, 일한다고 착각하는 경우는 참 많다. 책 읽고, 사람 만나고, 특히 그놈의 '업계'사람 만나는 거 다 일 아니다. 이거 다 친목하는 거고, 일 얘기하면서 적당히 일한다고 사람 착각하게 만드는 거라는 거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하는데 꽤 오랫동안 몰랐다. 9시부터 6시 근무하는 사람이, 정말로 풀 집중해서 점심시간 제외하고 8시간 근무를 온전히 하면 정말로 말도 안 되는 퍼포먼스가 나오는데 대부분은 불필요한데다 시간을 써서, 일을 안 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해서, 그러면서 쉬어야 할 때(저녁에)는 끝내지 못한 일 해야 한다고 잔업 하면서 (정작 그러면서 야식 먹고) 다음날 컨디션에 지장주고... 일을 하는 척하는 거랑 일하는 거는 너무 다른 일이라는 것도 이제 와서야 깨달았다.

4/ 규칙적으로 사는 거, 좋은 습관은 100번 강조해도 된다. 특히 운동하는 거, 땀 흘리는 거, 스트레칭하는 거, 정해진 시간에 자는 거, 12시 지나서 안 자고, 정해진 아침에 일어나는 거, 술은 주중에 안 하는 거, 이런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사실 전부다. 이런 습관들을 너무 쉽게들 생각하고 내가 내일부터, 오늘부터 해야지 하는데 절대 못한다. 이런 좋은 습관은 만드는 거는 엄청 쉬운데, 흐트러지고 사라지는 건 더 쉽다. 규칙적으로 좋은 습관 만드는 것만 해도 진짜 퍼포먼스는 몇 배로 올라간다. 말하면서도 사실 잘 못해서 문제다.

5/ 남 욕 절대 하면 안 된다. 남 욕하거나, 남 맘에 안 든다고 이러쿵저러쿵 평가하는 거 절대로 하면 안 된다. 어떤 부작용이 생겨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안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사실 타인이 죽을죄를 진 것도 아니고 다 정해진 규칙 내에서 어떤 일하는 경우가 많다. 욕하는 경우 (특히 일로), 좋지 않게 보는 경우 대부분은 (나의 경우에는) 부러움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못하는데, 저 사람은 저렇게 하네 (부럽다). 부러운 이유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과 내가 하려는 일에 대한 확신 없으니까 다른 사람이 하는 것들 보고 부러워하고, 부러움 조금 더 넘어가면 저거는 ' 정도'가 아니지 하면서 비판하기 일쑤다. 남 얘기는 입 밖으로 꺼내지도 말고, 사실 머릿속으로 의식도 별로 안 하는 게 더 좋다. 그냥 내 할 일 열심히 하는 게 최고다.

6/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이 없다. 정말로 관심이 없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관심 없는 것처럼, 사람들도 나한테 관심이 없다. 연예인 병 걸리지 말고, 팀장 병 걸리지 말고, 대표 병 걸리지 말고, 뭐 그런 것들만 안 해도 훨씬 삶이 편해진다. 하지만 내가 잘해서 이런 글 쓰는 건 아니고, 내가 못해서 그렇다. 남들 의식 안 하는 게 대부분 Peer에 대한 의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잘 보여야 하는 상사에 대해서, 대표에 대해서, 혹은 그런 비즈니스 파트너에 대해서 의식하는 것도 마찬가지... 남에 대한 의식을 0으로 줄일 수야 없겠지만, 타인의 판단은 타인의 과제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게 주어진 과제에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실천이 어렵다. 그래도 계속 생각하면서 그냥 내 할 일 최선 다하는 게 최고다. 말이 쉽다.

7/ 사람들에게 잘 해주어야 한다. 모든 인연은 (그것이 친구 관계든, 직장의 팀원 관계든, 회사 보스든, 연인이든, 비즈니스 파트너든) 그 사람에게 최선의 것을 다 해주려는 선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이게 또 컨디션 좋고, 내가 하는 일 잘 풀리면 엄청 쉬운데 그렇지 않을 때가 제일 어렵다. 다 도피하고 싶고, 컨디션 안 좋을 때는 사람 만나는 것 피하고 (사람 만나봐야 좋지 않은 에너지 줄 테니 차라리 만나지 말자는 식), 그럴수록 또 혼자 세상에 갇혀서 더 해결 안 된다. 사람들에게 항상 최선 다하고 도와주려고 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잘 해주고, 계속 그렇게 해야 내가 행복하고 에너지 넘치게 살아갈 수 있다.

8/ 첫 만남에서 망하면, 다시 안 볼 가능성이 높다. 첫인상은 진짜로 중요해서 어떤 맥락으로 사람 만나는지, 그때 어떤 이야기했는지, 어떤 대화 나눴는지, 그 대화 자체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에 대화가 이뤄진 맥락 자체도 엄청나게 중요하다. 그 맥락에서 공감이 되고 호응을 만들고, 사람에게 호감을 얻는 게 사실 진짜 중요하다는 사실을 또 이제 와서 알게 된다. 대화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싶었는데, 이제는 대화 내용보다 그 내용을 통해서 그 사람 마음 얻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호감을 못 얻으면 중립 정도로 해도 충분한데, 대신 중립이 아니라 (-)가 되는 경우가 되면 다시 그 사람 못 만날 (안 만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러니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날은 항상 준비를 하고 만나야 함. 나는 피곤한 날일 수 있지만, 그 사람은 나를 처음 보는 날일 테니까.

9/ 알면서도 실수하는 게 삶인데, 그래도 반성하고 고칠 노력은 하는 게 좋다. 책 읽고, 구루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어느 순간 보면 다 같은 말을 다른 맥락에서 하는 말들이다. 장기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지금 보이는 결과 아니라도 옳은 것을 (대부분 사람은 뭐가 옳고 그른지 안다) 선택하고, 꾸준하게 믿고 나아가라고 한다. 마시멜로 이야기 같은 건데,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마시멜로 2개를 선택하라는 그런 이야기. 그런데 삶의 맥락에서 대부분 후회하는 것들은 마시멜로 2개를 놓치고, 1개 선택하는 일들인 경우가 많다. 남들이 다 좋다는 것들, 욕망에 불타는 것들, 빠르게 부자가 되는 법, 등등등...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지만... 그리고 계속 실수하지만, 그래도 반성하고 계속 고치고 방향 잡아가려고 살아가야만 한다.

10/ 바보를 만나면 피하라는 말은 진짜다. 이거 진짜다. 진짜 한 달에 꼭 몇명은 멀리 거리둬야 할 것 같은 사람들 생긴다. 가장 좋은 방식은 그들이 느끼지 못하게 멀리 거리를 두는 것. 바보를 주변에 두면 나만 피곤하다. 대화해서 설득할 힘도 없고, 그냥 그 사람은 그 사람의 길 가면 되고 나는 내 길을 가면 된다. 굳이 챙겨줄 필요도 없고. 그런데 바보를 만나면 괜히 속으로는 짜증나고, 어떻게 설득해서 막 내 말이 맞는 것 증명하고 싶고, 어처구니 없는 말을 내가 받아쳐줘야 하나... 속으로는 부글부글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냥 살다보면 생기는 수 많은 일들이구나, 생각하면서 멀리 하는게 좋다. 그게 진짜 영원한 행복을 얻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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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넘어서 알게 된 여러 가지 사실들.

서른 살 넘어서 알게 된 여러 가지 사실들. 퇴근하고 벌써 4월이네,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들 집 와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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