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모티프2/단상-짧은생각과 잡담

problem solving + a

무말랭이 2022. 2. 23. 18:44

내가 수많은 창업가와 만나며 발견한, 같은 시기에 시작해서 나보다 훨씬 어마어마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

두 번의 창업 실패 후 창업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내내 나의 과거 의사결정, 창업의 과정과 그들이 사고하는 방식을 비교해볼 일이 많았다. 물론 사바사지만 큰 기업을 일구신 분들의 사고 방식에는 과거의 나와 큰 차이점이 있었다. 지금부터 그 얘기를 해보겠다.

학생 창업 교육에서 스타트업은 Problem=solving이니까 주변의 문제를 찾고 솔루션을 만들어보라고 한다. 교육 차원에서는 좋다.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아는 것 자체가 기업가정신을 갖는 첫 번째 출발 지점이니까.

진지하게 창업을 하고자 하는 교육에서는 몇 가지 것들을 더 얘기한다. Startup=Company designed to grow fast, 고객이 겪는 문제의 크기가 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불 의사가 높은가? 경쟁사보다 10배 좋은 솔루션인가? 등. 다 좋은 얘기고 내 솔루션을 대입해보기도 좋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디자인 되었다' 라든지 '문제가 충분히 큰가?'라는 개념이 어렵다. 당연히 내가 발견한 문제가 제일 크게 느껴지고 크게 느껴지지 않더라도 누군가 해결하지 않으면 세상이 망해버릴 것만 같으니까.

크게 성취를 하신 분들도 Startup=problem solving을 포함해서 위에 나온 모든 내용에 동의하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은 아래와 같았다.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서 쓰는 글에 다른 분들 얘기를 그냥 막 공개적으로 쓰기는 좀 그러니까 흔한 사례들 위주로 해보겠다. 사례는 흔하지만 생각해보면 놀라울 것이다.

1. 앞으로 장기적으로 세상은 어떠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가?

예를 들어 1994년도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쓰고 있지 않을 때 제프 베조스는 모두가 인터넷을 쓸 것이고, 인터넷이 세상을 뒤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그건 시작도 안 됐다며 Day 1 정신을 기업문화에 녹였다. 94년도에 주변에서 인터넷 쓰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는가?

1997년도에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는 인터넷이 발전하는 걸 보아하니 언젠가 다 영화, 영상을 집에서 인터넷으로 볼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97년도의 인터넷 속도를 기억하는가?

한국에서 2009년 아이폰 보급이 막 되기 시작했고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님은 사람들이 이걸로 다 주문을 할 거라며 2010년 6월 배달의민족 앱을 내놓았다. 나는 2010년 7월에 군대에 입대했고 2011년도 봄부터 젊은 애들이 갤럭시, 아이폰 등을 쓰기 시작한 걸로 알고 있다.

2. 그 방향으로 세상이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들이 있는가? 남들이 모르면 모를수록 좋다.

제프 베조스는 그 1994년에 인터넷 트래픽이 올라오고 있음을 증거로 삼았고, 넷플릭스의 리드 헤스팅스도 비슷한 이유로 창업을 시작했다. 배달의민족은…아마 해외 사례들도 좀 보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3. 그 흐름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과 시행착오는 무엇인가?

제프 베조스는 사람들이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지만, 오프라인에서 가장 불편하며 온라인이 아마도 더 편할 책부터 팔기 시작했다. 리드 헤스팅스는 DVD 소포 배송부터 시작했다. 진짜 이 시절부터 지금의 넷플릭스를 꿈꿨다고 하는 얘기를 싱가폴에서 육성으로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의 전율은 지금도 가시질 않는다. 김봉진 대표님은 전단지부터 주웠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세상의 흐름을 읽는다 → 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증거를 모으고 믿는다 → 지금 풀면 가장 좋은 문제를 푼다.

지난 10년 간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대입해보면 착착 맞아떨어질 것이다.

증거를 모으고 믿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적은 데이터에서 큰 통찰을 얻어내고 장기적인 예측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3만큼 되는 트래픽이 월 n%씩 성장했을 때 20년 뒤는? 30년 뒤는? 그때의 삶의 모습은? 이런 식으로 말이다.

최선의 액션이라는 것은, 당장 남들이 볼 때 사소해보일 수 있지만 내가 믿고 있는 세상이 실제로 왔을 때, 우리가 이미 점유하고 있으면 가장 큰 이점을 가질 수 있는 위치를 점령할 수 있는 액션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다.

이 방식으로 사고한다면 보다 큰 꿈을 갖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problem solving이 가능하며 미션을 정하고 미션중심적인 사고, 조직 운영이 수월해진다.

이 프레임웍을 작년 상반기에 정립했고, 뭔가 좀 더 가다듬어 사이먼시넥의 Golden circle처럼 만들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직 뭔가 딱 마음에 드는 워딩을 찾지는 못했다.

우리 독자들은 창업을 꿈꾸며 eo의 콘텐츠를 본다. 그들이 어차피 할 거라면 애초에 큰 꿈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과 소명의식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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