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난다 아아. 모든 것이 항상 그렇지 않았더냐. 하나를 따르기 위해서 다른 여러 개 위에 먹칠을 해 버리려 할 때. 그것이 옳고 그르고를 따지기보다는 훨씬 앞서 맛보는 섭섭함. 하기야, 그것이 '자라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 김승옥 여가/문장 2022.01.29
파란불 그리고 어머니의 눈에 처음으로 불이 - 희미하나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파란 불이 켜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불빛 속에서 영원한 복종과 야릇한 환희와 그러나 약간의 억울함을 나와 누나는 본 것이었다. - 김승옥 여가/문장 2022.01.29
형성 하나의 세계가 형성되는 과정이 한 마디로 얼마나 기막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 과정 속에는 번득이는 철편이 있고 눈 뜰 수 없는 현기증이 있고 끈덕진 살의가 있고 그리고 마음을 쥐어짜는 회오와 사랑도 있는 것이다. - 김승옥 여가/문장 2022.01.29